'미안하다'는 말.
살아가면서 참 많이 씁니다.
버스 탈때 남과 부딪칠 때도, 전철 에서 다른 사람 발을 실수로 밟았을
때도.
때로는 아주 큰 실수를 무마하려고, 때로는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도 이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내겐 한가지 고집이 있습니다.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숱하게 해왔던 '미안하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내 섭에겐 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그 이유를 말하자면
내가 다른 사람에겐 미안하다 말할 수 있지만, 내 자신에겐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섭은 내 자신이며, 내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왠지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서로의 사이를 가르는 벽을 세우는 것
같기에
친한 친구에게는, 차라리 가족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가끔이나마 하더라도
결코 내 섭에게는 이제껏 한번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내게 속한 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먼 훗날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섭의 주름진 두 손을 잡으며
'넌 내게 가장 큰 행운이었다' 고 말할
지언정
결코 '미안하다'는 말은 내게서 결코 듣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섭과 내게 있어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연속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의 순간까지도 난 결코 내 섭을 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2.7.13
by. cifer_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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