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내가 이 시를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때였어
처음 접했을 때 이 시는 제게 무한한 감동과
전율을 안겨 주었지.
그리고 이 시를 읽으면서 어린왕자의 여우와의 대화를 떠올리곤 했단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이것은 우리가 필멸자이기에 추구하는 불멸의 욕심인지도 몰라.
필연적으로 인간은 고독할 수 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인간은 혼자일 수 밖에 없어.
때문에 항상 누군가에게, 모두에게가 아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인정 받고
싶어하지.
단 한 사람에게 다른 꽃과 다른 특별한 그 무엇이 되고 싶어 한단다.
비단 이러한 마음은 리암이
뿐 만이 아닐 거야.
꽃이 누군가의 마음에 '그 꽃'으로 자리매김할 때
그 누군가 역시 '그 꽃'으로부터 단 한 사람의 '누군가'가
되지.
아니, 오히려
돔이기에 더욱 그런 갈증과 욕심이 더욱 커지는지도 몰라.
리암이에게 있어
절대적이고, 유일무이한 주인으로서
리암이의 모든 의지와 행동의 구속자로서
남고 싶어하는지도
모르지.
리암이가 나에게 소유됨같이
나는 리암이를 소유함으로써
서로 상대를 통해 존재의 의의를 찾게
되겠지.
by. cifer_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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