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보니 찬 바람과 함께
낮에 내려 쌓인 눈들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오더군요.
우린 많은 역설(파라독스)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가장 단적인 것이 주인과 노예와의 관계겠죠.
구속은 자유입니다.
단 한 사람에게 귀속됨으로 지금까지 맺어 왔던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지배는 또 다른 이름의 구속입니다.
자신에게 속한 이를 배려하고 관리하고 보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예는 여린 거울과 같습니다.
깊은 상처를 입은 어린 새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주인이 이타적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주인은 원래 이기적이랍니다.
노예에게 항상 끊임없이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죠.
헌신, 사랑, 봉사, 복종 이런 것들을요.
때로 주인은 노예를 도구처럼 사용합니다.
구두를 핥게 한다거나, 발 받침대로 사용한다거나 혹은 식탁으로도 사용하죠.
또 돔은 섭에게 자신의 쾌락을 위해 일방적인 봉사를 요구합니다.
자고 있는 동안 혹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오랄을 하게 만든다거나,
보지를 재밌는 장난감인냥 쑤셔댄다거나,
노예가 눈물 흘리며 괴로워 하는 것을 보며 껄껄대고 웃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매우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일이죠.
단지 노예란 이유 하나만으로 저 모든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노예는 이미 주인에게 귀속되어 있는 것을요.
오직 내게만 귀속되어 있는 존재인 것을요.
"넌 내거야!"
이 말로 모든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정당화 됩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이런 모든 일련의 행위를 통해 더 큰 만족을 얻고 더 큰 행복은 얻는 것은
주인이 아니라 노예라는 사실이죠.
이것이 아직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가장 풀기 힘들고, 믿기 힘든 파라독스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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